류가미의 환상여행 : 프롤로그

2012. 1. 10. 14:52
   

문화평론 - 류가미의 환상여행
<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보편사'속의 신화 와 의식>
...이 글들은 지금은 없어진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류가미 작가님이 연재하셨던 글들입니다. 사이트가 없어짐에 따라 소중한 글들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어진게 너무 아쉬워 이렇게 블로그에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류가미 작가님의 허락을 받지 못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문화평론 - 류가미의 환상여행
<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보편사'속의 신화 와 의식>


-프롤로그

 10일부터 데일리서프라이즈에 문화평론 ‘류가미의 환상여행’ 연재
(입력 :2005-01-08 13:54:00 신아령)

 

데일리서프라이즈가 10일부터 판타지 소설 <아이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소설가 류가미 씨의 문화평론 '류가미의 환상여행'을 연재할 예정이다. 류가미 씨는 이 평론에서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현재 우리의 사회에 벌어지는 현상들을 유명 애니메이션과 판타지 소설 등을 통해 분석하고 진단한다.

판타지 소설 ‘거미여인의 집’의 저자인 류가미 씨(36)와의 인터뷰는 매트릭스를 거쳐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를 갔다 온 기분이 들게 했다. 류가미 씨는 심리학, 현상학을 넘나들며 판타지 문학을 일구고 있는 작가이면서 동화책을 쓸 만큼 동심을 잃지 않은 사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10일부터 데일리서프라이즈에 ‘류가미의 환상여행’이란 제목으로 연재를 할 류 작가와의 만남은 6일 본사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무엇을 ‘실제’로 규정하느냐에 따라 환상은 달라집니다. 이성과 광기가 동전의 양면이듯 사실도 환상을 배제하면서 생기는 것이죠. 우리는 조선시대 500년을 거치면서 ‘환상성’을 억압받았습니다. 개인의 느낌, 주관성이 억눌려 있다가 근대에 계몽주의로 바로 들어서게 되죠.”

류 작가는 “한국엔 제대로 된 환상 소설이 없다”고 일축한 후 “소위 식자들은 체제수호나 전복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개인의 주관성은 실종됐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1999년 계간 ‘문학과 사회’ 봄호에 ‘아름다운 날’을 발표하면서 등단했으며 장편소설 '라디오'를 발표해 호평을 받았다.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경계,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중간 지대인 ‘ 트와이라이트 존(twilight zone)'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그는 “환상에서 현실로 넘어가는 경계, 현실에서 환상으로 넘어가는 중간 지대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면서 “인간은 꿈과 현실, 두 세계가 겹쳐지는 중간 지대에 산다. 외부 객관적 사실과 내부의 환상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최신판이 매트릭스입니다. 네오가 가상현실 속에서 깨어나 현실을 보지만 그 세계조차 또 다른 가상현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해리 포터의 마법 이야기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성공도 그 일환이고요. 온라인 게임 모티브도 신화와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이미 ‘판타지’의 층이 두터워 졌다는 것을 의미하죠.”

류 작가는 “판타지는 급속도로 퍼져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판타지에 대한 정의가 없다. 이는 환상에 대한 정의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의 큰 현상인데 제대로 평론하는 평론가가 하나도 없다” 며 “평론가들도 입을 다물고 있고 언론도 가시적으로 전해만 줄 뿐 분석은 없었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판타지의 이론이 정립되지 않으면 판타지 문학이 영원히 삼류로 취급될 것”이라며 “분석의 틀을 마련하고 작가들이 자극 받을 수 있는 좋은 평론들이 나와야 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이 빛이 날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역량도 있지만 이를 인용하고 분석한 좋은 평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판타지 문학의 이론서를 작업하고 있는 그는 “작가가 이론서를 쓰고 있어야 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치권보다 역사의 발전, 대중의 성장을 믿는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섬세한 통찰력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답게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 때 최루탄을 마다 않고 큰 소리로 외치면 좋은 세상이 올 거라 믿었던 시절도 있었다” 면서 “이데올로기는 세상을 사는 한 도구이다. 현재를 완벽하게 설명할 세계관은 없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에 답답한 면이 있다. 가끔씩 ‘지금이 80년대인 줄 아는 가’란 질문을 하게 된다” 며 “세상을 투영할 어떤 다른 이론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덜 교조적일 거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고 전망했다.

정치권에 ‘ 열 받아서’ 가끔씩 글을 쓰기도 했다는 류 작가는 개혁입법 등 최근 현안에 대해 “한 번 진 것을 두고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정치권을 믿지 않지만 역사의 발전과 대중의 성장을 믿는다. 하지만 개인이 조절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 그와 인터뷰를 마치고 함께 인근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조카들이 예뻐 동화책을 썼다’는 그는 초등학생들에 맞춰 무엇이든지 작게 만들어진 학교 구조를 보며 소녀처럼 좋아했다. 기자가 카메라를 들자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예쁘게 찍어 주세요”라고 말했다. 꿈과 현실의 중간지대에 서 있는 그는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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