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소설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의 아들 황동규 시인이 쓴 '즐거운 편지'
중학교 국어 3학년 2학기에 나옴.
갈래: 산문시, 서정시
성격: 서정적, 고백적, 낭만적
운율: 내재율
제재: 그대를 향한 사랑과 기다림
주제: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을 기다림으로 승화시킴
특징: 2연으로 이루어진 산문시임.
시어 반복을 통한 운율 형성.
반어적 표현을 사용해 간절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함.
제목 '즐거운 편지'의 의미)
누군가를 사랑하며 기다리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괴로워 보여도 '나'에게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라는 의미.
나아가서, 화자는 이별의 아픔을 기다림으로 승화시키고자 함.
이 시에 사용된 반어적 표현)
<표면적 의미>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 |
사소함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일) |
<내면적 의미> 지속할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일 |
시어의 함축적 의미)
밤, 골짜기: 외롭고 견디기 힘든 시간
눈: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과 기다림
사소한 일: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 (반어적 표현- 사랑의 간절함)
이 시에 사용한 표현법)
반어법: 참뜻과는 반대되는 말을 하여 문장의 의미를 강화하는 수사법.
산문 형식: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려 사랑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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